2023. 2. 25. 08:53ㆍ도서, 영화 등 리뷰
청파동에 위치한, 유명한 프랜차이즈가 아닌 조그만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취준생 때 편의점 알바를 거의 본업처럼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책에서 묘사하는 상황이 그려졌고, 그 때의 추억이 많이 떠올랐다.
1편은 독고, 2편은 근배라는 알바생이 주인공이다. (주인공이라고 봐야할지 모르겠다. 각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에피소드별로 나오기 때문이다.) 독고는 서울역 노숙자였는데, always 사장님을 도와준 덕분에 편의점 알바생으로 취업한다. 독고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었고, 일을 하면서 손님들 직원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차츰 기억을 되찾는다. 독고는 겉으로 보기에 굼뜨고, 성품은 좋으나 답답해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을 진솔하게 대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며, 함께 고민하고 조언을 해준다. 물건도 별로 없고 1+1같은 행사도 많이 하지 않는 불편한 편의점이지만, 취준생, 작가, 가족과 사이가 안 좋은 가장, 아들과 사이가 틀어진 엄마 등 많은 사람들이 독고와 소통하며 위로받고 새로운 방향을 찾아간다. 그리고 독고도 결국 기억을 찾고, 부끄러운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떠나간다.
2편에는 근배라는 알바생이 나오는데, 독고랑 캐릭터가 비슷하다. 그래서 손님들, 편의점 직원들과의 이야기가 비슷하게 펼쳐진다. 왜 이렇게 비슷하게 썻을까 하는 의문은 뒤로 가며 해소되었다. 근배는 연극배우로, 독고와 불편한 편의점을 배경으로 한 연극에서 '독고'역을 맡게 되었다. 그래서 똑같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면서, 대본을 더 깊이 이해하려고 한 것이었다. 근배 역시 편의점 알바를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1편도 재미있었지만, 2편을 읽으며 나이듦,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어 가슴이 먹먹했다. 가볍게 읽으려고 한 책인데 책을 덮을 때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나는 사실 위주의 책을 주로 읽는데, 가끔 소설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삶을 들여다보니 캐릭터에 대한 애정, 궁금한 마음도 들었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어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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